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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가 막힌 타이밍에 감기에 걸렸다. 이번 주는 도서관에서 과제도 좀 하고, 밀린 공부 좀 할 준비를, 준비하고 있었는데 말이다. 몇 일 전에 생일주라고 넙쭉넙쭉 받아마시고 잔뜩 취한 다음에 집까지 걸어온 게 화근이었다. 아침에 간신히 일어났는데 몸이 영 껄적지끈했다. 양쪽 어깨에 돌이라도 얹은 것처럼 무거웠다. 간신히 학교에 갔다와서 쓰러졌다. 자고 일어나면 좀 거뜬해지려나 싶었는데, 이런 호랑말코 같은 경우를 보았나. 목이 칼칼하기 시작하고, 코에서 퐁당퐁당 소리가 나며 콧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하여, 지금까지 왔다. 그러고 보면 환절기고 감기 행사 한 번 치뤄주는 게 당연하지 싶다. 감기들 조심하시라.
가을도 막바지입니다. 옷을 겹겹이 껴 입어도 속살이 아릴 정도로 날씨가 추워졌어요. 이런 날에 하루만 밖에서 발가벗고 벌을 선다면 내가 저지른 죄조차 씻겨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. 다소 장황하게 글을 썼다가 한 번 지웠습니다. 손놀림 몇 번에 글을 쓰고 지울 수 있는 현대의 문명. 컴퓨터의 자판으로 글을 쓴다는 건, 노교수의 지혜를 단숨에 얻겠다는 못된 심보와도 같아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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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피의 얼음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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